Abstract

본 논문은 경제적 가치의 창출이라는 목표 아래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강조되고 있는 융합연구를 유가의 “和而不同” 정신을 통해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것은 자본 중심의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근간으로 하는 지식의 통섭 과정에 노정되어 있는 물질주의와 기계론적 사고의 제한성을 고찰하는 것인 동시에 가치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소통의 인문정신을 토대로 새로운 가치의 창출을 강조하는 융합연구의 지향성을 비판적으로 모색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타자에 대한 관계적 사고를 중심으로 군자(성인)라는 인격 주체의 형성을 강조하는 유가철학에 和의 정신은 “和而不同”이라는 말로 대변된다. 즉 和의 조화성은 관계하는 대상의 타자성(非자기)을 상호성에 기초하여 조화라고 하는 새로운 관계적 질서의 형성을 지향하는 合一의 과정이다. 그러므로 “和而不同”의 정신에는 타자성에 대한 인식에 기초한 가치의 다양성과 새로운 관계적 질서의 형성이라는 창조의 과정이 노정되어 있다. 이와 같은 “和而不同”의 정신은 융합의 조화성을 동력으로 새로운 가치의 창출을 기획한다는 구호 아래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융합연구, 다시 말해 경제적 가치의 창출이라는 성과 중심의 융합연구를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그러므로 “和而不同”의 정신을 통한 융합연구의 지향성에 대한 고찰은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융합연구의 폐단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동시에 학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융합연구의 지향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를 모색하는 계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