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北宋代 이후에는 山水가 본격적으로 人格의 형성과 自然과의 交融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繪畵 영역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이처럼 山水는 宇宙 自然의 性情과 관련되어 중요한 役割을 하게 되었다. 특히 서양과 달리 동양의 산수에서 性情이 인간 삶의 중심이기도 하면서 文學 및 哲學을 토대로 山水畵 등 감성의 영역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西洋에서는 과학적인 면이 강조되면서 理性과 感性의 영역이 철저하게 구분되어 전개되어온 반면에, 東洋에서는 이들이 性情이라는 하나의 특별한 개념 속에서 하나로 인식되며, 실제 人間의 삶과 예술 철학 등에 직간접적으로 活用되었다. 이는 東洋과는 다른 視覺 差를 나타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東洋에서는 西洋의 理性 중심의 세계와는 달리 性과 情의 세계를 우주 질서를 이루는 중요한 根幹이자, 人格의 중심으로 생각해 왔다. 이 性과 情은 우주 세상과 인간을 연결시킬 수 있는 중요한 哲學的, 文學的, 美學的 槪念으로서, 본래 인간과 자연이 지니고 있는 本性이라 할 수 있다. 『周易』에서 “性은 사람의 理致이며 命은 天地의 이치이다.”라고 하였듯이, 자연 속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이치를 담은 인격을 性과 情으로 상정하며 산수를 인간의 삶과 예술에 결부시켜 왔던 것이다. 이런 부분은 東洋과 西洋의, 自然을 소재로 한 그림에서도 모양은 일부 유사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차이를 가질 수밖에 없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동양의 회화는 과학과 원근법을 중시하는 서양의 풍경화와는 달리, 성과 정 그리고 진경을 바탕으로 한 想像性(imaginary)을 특색으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산수 관념은 산수화에서 理와 性이나 精神性, 哲思性 등으로 결정된다. 그러기에 동양의 산수화는 서양의 풍경화가들이 추구했던 시각적이고 조형적인 상상력이 동원된 이미지적인 효과 보다는 오히려 性이나 理가 바탕이 된 精神性적인 표현을 추구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서양의 풍경화에서 어떤 精神性이나 자연의 진리를 담아내려는 의지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것은 그동안 이들이 추구해 왔던, 遠近法에 입각한 과학을 기초로 한 사실 그대로의 外的 再現의 審美的 範疇가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를 실감하게 해준다. 자연을 정복할 수 있다는 어리석은 믿음이 자연과 마음을 열고 인간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애버린 것이다. 인간의 본성이 발견하고자 하나 좀처럼 찾을 수 없는 것이 자연의 性情이다. 이처럼 인간의 산수자연을 통한 性情을 찾기 위해 東洋의 山水畵는 그 매개체 역할을 하며, 實在하는 산의 외면을 그리는 걸 그다지 중시하지 않았다. 사람의 정신과 교합되면서 이루어질 수 있는 形象을 그리기 위하여 무한한 자연이 지닌 性과 情과 관련 된 인격을 중시하였으며, 이는 서양의 이성 중심의 풍경화와 근본적으로 차이를 지닐 수밖에 없는 중요한 審美精神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