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인공지능이 자율성을 가진 존재일 수 있는가? 자율성은 책임과 권리같은 관념의 선결 조건으로 오늘의 사회에서 ‘인공지능이 해내는 일’에 연관된 책임과 공헌을 배분하는 데 적용할 규범의 이론적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이 물음은 현실적으로 중요하다. 공학의 ‘자율적 에이전트’ 개념은 현행의 철학적 논의에도 영향을 미치며, 공학과 철학의 자율성 개념 간의 관계가 명료하게 인식되지 못한 까닭에 야기될 혼란의 개연성이 실재한다. 이런 현실의 문제 상황을 의식하면서, 이 논문은 앞의 물음을 가능성에 관한 물음과 정당성에 관한 물음으로 분석하고, 인공지능의 자율성에 관한 전망을 검토한다. 논의의 과정에서 ‘X가 자율성을 가진다’는 의미를 규명해야 할 필요가 확인되고, 논문은 루소와 칸트와 크리스만의 논의를 활용하여 자율성의 개념을 고찰한다. 그렇게 분석한 자율성의 개념을 인공지능의 속성에 적용해 볼 때, 칸트가 정립한 자율성 개념에 비추어 인공지능은 자율적 존재일 수 없으며, 크리스만의 서술에서 부각된 자율적 존재의 핵심 속성을 고려할 때 인공지능이나 그것으로 작동하는 로보틱 시스템이 자율성을 지니도록 하는 것은 부적절한 위험을 허용한다는 점에서 옳지 않음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