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논의의 초점은 생산된 공간의 장소로서의 회복 가능성 모색에 맞춰져 있다. 특히 생산된 공간의 성격은 다양하겠지만, 사회적 갈등과 관련하여 본 논의가 주목해보고자 하는 공간 생산은 재개발을 포함한 도시 개발이다. 현재의 도시 개발은 기존의 거주 공간을 무화하는 과정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장소의 무화, 즉 ‘마을의 파괴를 통한 마을의 건설’을 통해 거주의 역사뿐 아니라 거주 주체성은 끊임없이 부정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무장소화’는 도시 개발 및 재개발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의 근본적 원인으로 작동하며, 갈등에 대한 근본적 해결은 ‘무장소화’의 문제에 대한 해결에서 모색되어야 한다. 문제 해결의 시도라는 점에서 볼 때, 우리는 지금은 사라진 은평구의 ‘한양주택’의 사례를 이 모색의 실마리로 삼을 수 있다. ‘한양주택’은 생산된 공간으로서의 공간이 ‘장소’로 회복되는 과정과 다시 무화되는 과정을 모두 포괄하는 실례이기 때문이다. ‘한양주택’ 사례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본 논의는 생산된 공간으로서의 공간이 장소로서의 공간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늠해보고, 이를 기초로 도시 내 문화적 거주의 가능성 역시 가늠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