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고의 목적은 마왕퇴백서오행편에 나타나는 심성론의 구조분석을 통해서 ‘천도’와 ‘인도’의 의미를 재고찰하는데 있었다. 백서 『오행』편의 ‘오행’과 ‘사행’은 3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천도와 인도를 완성한다. 먼저 ‘내면에서 드러남[形於內]’과, ‘내면에서 드러나지 않음[不形於內]’은 천도라는 동일한 근원을 둔 일원론으로서, 곧 내적 연속성을 갖춘 것이다. 이에 따라 ‘덕지행’은 도덕자아를 완성[德]해가는 내면적 흐름[行]이자 사행의 도덕실천행위인 행(行)이 다시 내재화되는 수렴의 과정도 포함되므로 수심(修心)의 측면을 논한 것이다. 사행의 ‘행’은 덕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에서의 도덕실천행위로서, 수신(修身)의 측면에 가깝다. 덕이 도덕자아로서 정신적 차원의 도덕적 주체성의 의미를 내포한다면, 선은 도덕자아의 정신적 차원에 부합되어야 하는 객체성의 의미를 가지며 궁극적으로는 덕으로 복귀한다. 결국 천도와 인도는 상부구조와 하부구조로 구성된 일원론에 해당한다. 상부구조인 천도는 ‘인간내면에 선천적으로 부여된 도덕감정이자 도덕법칙으로, 자율적이고 주체적으로 도덕자아의 완성을 이룩할 수 있는 근거이자 완성태로서의 정신세계’이다. 하부구조인 인도는 ‘인간내면에 선천적으로 부여된 도덕감정이자 도덕법칙을 후천적 노력을 통해 외면으로 발출하는 도덕실천행위이며, 감각기관의 욕망이 도덕성에 부합되어야 하는 객체로서의 신체적 측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양자는 서로 내적 연속성 하에서 인도가 천도로 귀결되는 천인합일사상일 뿐만 아니라, 수심과 수신의 확충과정 속에서 상호 보완적 관계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