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알베르투스는 『원인론』(Liber de causis)을 분리실체(이존실체)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으로 간주하는 중세의 일반적인 원인론 수용 전통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13세기 라틴 중세의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원인론』 수용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알베르투스는 『형이상학』과 『원인론』을 종합하는데에 아랍-신플라톤주의적인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해석학적 도구로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원인론의 몇몇 핵심 내용들이 굴절되어 나타난다. 그는 제일원인이 세계에 작용을 일으키는 방식에 대해서 소위 페리파토스 정식(quod non tangit, non agit)과 알가잘리(al-Ghazālī)의 형이상학의 근본명제(ab uno non nisi unum)에 기반한 설명을 내놓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원인론 주해』에 나타난 알베르투스의 선성(bonitas)의 유출 형이상학(La metaphysique de flux)은 원인론의 자구에 충실하지 않은 해석을 전제한다. 본 논문은 알베르투스의 『원인론 주해』 에 나타난 제일원인 자체이자 제일원인에서 세계로 흘러드는 제일선성의 개념을 이중적으로 사용한 동기를 정당화할 근거를 찾고자 한다. 원인으로서의 제일선성과 유출된 것으로서의 제일선성이 동일하다고 하면서, 제일선성의 초월적인 특성보다는 세계 내적인 특성에 좀 더 초점을 두는 알베르투스의 입장은, 『형이상학』을 『원인론』과 결합할 때에 발생하는 형식적 모순을 해결하려는 의도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