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아도르노의 도덕이론이 갖는 고유성을 그 형식적 측면에 주목하며 해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이 논문에서는 그의 도덕철학 강의(Probleme der Moralphilosophie)에 기초하여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논의가 전개될 것이다. 첫째, 아도르노의 도덕이해는 두 가지의 대표적인 도덕비판 기획들과의 비교 속에서 검토될 것이다. 이 기획들은 기존 도덕이론의 극복을 목적으로 하는데, 그 하나는 헤겔-마르크스적인 도덕의 정치화 기획이고 또 다른 하나는 니체로 소급되는 도덕의 자기지양 기획이다. 이에 대한 아도르노의 관계가 규정됨으로써 도덕이론의 가능성에 대한 그의 입장이 밝혀질 것이다. 둘째, 아도르노가 설정한 도덕철학의 과제가 실제로 그의 이론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는지가 해명될 것이다. 그는 도덕철학의 과제가 보편과 특수의 모순을 투명하게 드러내는 일이라고 규정하는데, 이 규정에 기초하여 도덕과 삶의 모순에 대한 그의 이해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그런 도덕 이해의 결과, 아도르노가 전통적 의미에서의 도덕이론과 다른 성격의 도덕이론을 가질 수밖에 없음도 드러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논의들을 통하여 아도르노에게 도덕이론은 사회이론과의 해소되지 않는 긴장 관계 안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이런 사실에 힘입어서만 도덕이론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잠재력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