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천인관계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 당대 중기의 유우석의 견해는 한유나 유종원의 견해와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의 문집 가운데에서 하늘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논문을 찾아볼 수 있는데, 주로 상, 중, 하편 등에 산재되어 있다. 유우석은 양한시기 이래로 계승되어 온 ‘천인감응론’에 반대의 입장을 견지했을 뿐만 아니라 ‘천명결정론’에 대해서도 확고하게 반대의 입장을 나타냈다. 유우석은 하늘에 의지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고, 또 인간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천명’이란 것이 존재한다는 것도 믿지 않았다. 유우석은 만물은 모두 음양의 이기(二氣)를 타고 형태를 얻게 되며, 하늘과 인간 역시 그러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는 하늘의 기능과 인간의 기능 사이에는 어떠한 상관관계도 없다고 보는 한편 이 둘은 서로 평행선의 관계를 이루고 있다고 보았다. 유우석은 하늘에는 그 자체로서 자연의 법칙과 기능이 있는 것이고, 인간사회를 위해서 객관적인 생존의 조건을 제공하며, 인간사회 역시 그 자체로서의 규범과 기능이 있어서 자연에 대해서 적극적인 이용을 통하여 그것을 정복해나간다고 하는 등의 ‘천인교상승’론을 적극적으로 주장한다. 이상과 같은 유우석의 천인관계론의 내용을 만물은 기에 의해서 생성된다고 하는 것과 하늘과 인간은 서로 바탕으로 삼는다는 것 그리고 천명의 부정 등등의 문제를 중심으로 분석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