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의 목표는 맹자가 덕에 의한 정치, 즉 왕도정치를 주장하는 정치철학서로 알려져 있는 『맹자』에서 인의의 덕을 바탕으로 한 왕도정치를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물의 상징성과 의의를 살펴보는데 있다. 맹자가 활동한 당시는 강제력으로 부국강병을 추구하는 패도정치(覇道政治)가 행해지던 전국시대였다. 사회적 혼란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세상을 구제할지를 두고 제자백가란 이름으로 불리는 다양한 사상이 태어났으며 다채로운 논쟁이 전개되었다. 맹자는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맹자는 당시의 정치가에게 자신의 사상을 펼치는데 있어서 자연물인 물을 빌어 자주 표현했다. 특히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형이상적인 개념 등을 표현할 경우에 물을 비유적으로 상징화하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맹자』에 나타난 물의 표현들은 맹자의 핵심사상인 사단, 인, 근본, 성선, 성인의 도, 교육 등을 나타내고 있다. 즉, 인간이 갖는 도덕적 품성인 덕을 발생시킬 수 있는 가능태인 단(端). 자기를 넘어 타인에게로 확장되어가는 덕인 인(仁). 밤낮에 관계없이 추동하는 근본. 인위를 덧붙이지 않는 한 사람은 선한 본성을 타고 났다는 성선(性善). 크고 근원이 있으며 점점 나아가 성취해야만 할 성인의 도(道), 생명의 싹을 틔워 성장을 촉발하는 비와 같은 성인의 가르침(敎)이 그것이다. 『맹자』에 나타난 물의 상징적 표현은 자연적 현상을 이해하는 것에서 나아가 사회적 그리고 윤리적 당위를 제시하는 영역에까지 확대되었다. 맹자는 자기 본성에 충실하여 자연에 순응하는 보여주는 물의 다양한 모습에 자신의 사상을 담아냈으며, 이것은 당시의 패도정치에 빠져 있는 정치가들에게 자신의 사상을 전달하기 위한 탁월한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맹자가 물에서 당시의 전국시대 정치가들이 빠져 있는 패도정치의 마음의 장막을 흔들어 깨울 수 있는 공명의 진동판이 숨겨져 있고, 한겨울 호수의 얼음처럼 굳어있는 생각을 깨기 위한 도끼가 숨겨져 있고, 스스로 잃어버린 본성을 열어주는 열쇠가 들어있는 것을 본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