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논문에서는 맹자가 제시하는 친(親) 감정의 확장 방법에 대해 분석함으로써 확장설이 인정설(仁政說)에 어떤 논리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해 밝힌다. 첫째,『맹자』 텍스트에 나오는 ‘擴充’, ‘達’, ‘推’, ‘及’, ‘恕’ 등의 개념들을 분석해보면 도덕 감정의 확장이 맹자의 수양론 및 정치철학의 기초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맹자는 친(親) 감정이 사랑의 원천이므로 이웃이나 백성에게 확장함으로써 사회적 유대를 증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친 감정을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와 관련해 맹자는 사랑의 차등성에 기초해 묵가의 겸애설을 추종하는 이지(夷之)의 동등한 적용 방식을 비판한다. 맹자가 가정하는 사랑의 차등성은 현대 감정이론에서 제시하는 기초 감정과 복합 감정이라는 두 가지 범주를 통해 잘 설명될 수 있다. 셋째, 맹자는 사랑의 차등성을 감안한 유비적 확장과 합리적 확장 방법을 사용한다. 유비적 확장이란 나의 가족과 이웃 사이의 유사성에 기초하여 이웃에게 유사 가족적 감정을 갖는 것을 가리킨다. ‘부모 같은 군주’나 ‘자식 같은 백성’이라는 가족 은유는 그러한 사례들이다. 한편 합리적 확장이란 내가 나의 친 감정을 중시하듯이 다른 사람들도 자신들의 친 감정을 중시한다는 보편적 사실에 대한 인식에 기초한다. 친의 우선성이 보편적이므로 군주는 자신의 가족 돌보기를 헤아려 백성들 역시 스스로의 가족을 돌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 이처럼 맹자는 친 감정의 유비적 확장과 합리적 확장을 통해 인정(仁政)의 정치를 실천하면 사회적 안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넷째, 맹자의 낙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확장 과정에서 친(親)과 인(仁)이 충돌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에 친을 선택하고 인을 방치하면 가족 이기주의와 같은 편파주의로 흐를 위험이 있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 맹자는 모든 사람의 친 감정을 평등하게 대함으로써 인정(仁政)의 공공성을 지키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