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사단칠정논변四端七情論辨은 이황李滉과 기대승奇大升사이에 벌어진 논쟁으로, 사단四端과 칠정七情 그리고 이기심성론理氣心性論에 대하여 심도 있는 이해를 공유하였던 조선의 대표적인 철학논쟁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사칠논변은 정지운鄭之雲이 그린 「천명도天命圖」의 “四端發於理, 七情發於氣”라는 사칠설四七說을 이황이 “四端理之發, 七情氣之發”로 수정하였고, 이 수정된 사칠설이 적힌 「천명신도天命新圖」에 대해 기대승이 의문을 제기한 데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지운과 이황이「천명도」를 수정한 과정과 사칠논변 제1서~제4서의 내용에 의하면, 기대승이 문제를 제기한「천명도」는 기존의 이해와는 달리「천명신도」가 아니라 「천명구도天命舊圖」일 가능성이 높다. 본 논문은 1996년에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김용헌의 「고봉 기대승의 사칠논변과 천명도」의 논거를 바탕으로 그의 주장을 검토하고, 마지막으로 「천명도설후서天命圖說後叙」와 「천명도설天命圖說」의 내용을 근거로 사칠논변의 발단이 된 천명도가 「천명구도」임을 확인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