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花潭徐敬德은 16세기의 處士型학자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자연에서 사색하며 관찰을 즐겼다. 그는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진리에 대해 주체적으로 탐구하였다. 그는 정주학뿐만 아니라 북송의 소옹과 장재의 철학도 깊이 연구하여 자신만의 학문세계를 구축하려고 하였다. 그 결과 氣哲學에 대한 이론을 정립하였으며, 조선 성리학사에서 理氣論의 논의를 심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또한 산림에 은거하며 현실에 좌우되지 않고 好學하는 정신은 진리를 탐구하는 전통을 이루는데 한몫을 담당하였다.BR 花潭은 『周易』을 중시하였다. 그가 復卦에서 復齋라는 호를 취한 것만 보아도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저술에서도 『周易』과 관련된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는 『周易』을 상수역학적 입장으로도 해석하였지만, 도덕적 수양과 실천, 그리고 정치적 이상을 중시하는 의리학적인 시각으로도 이해하였다. 花潭은 『周易』에서도 특히 復卦와 艮卦를 중요시하였다.BR 그는 天道의 원리를 復卦와 연결시켜 「冬至吟」과 「復其見天地之心說」을 통해 설명하였다. 모든 만물은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한 움직임을 끊임없이 해나가고 있다. 이것은 ‘生生不息’하는 마음이며, 천지의 마음이다. 화담은 사람이 復의 이치를 알면 道는 멀지 않다고 여겨 復의 이치를 인간의 행위나 처세에 중요한 지침으로 생각하였다.BR 또한 그는 人道로서 艮卦의 ‘止’를 강조한다. 화담은 艮卦를 도덕적 수양과 실천의 원리로 삼았다. 그의 저술 중「送沈敎授序」에는 이러한 마음이 잘 나타나있다. 그침의 의미는 인간이나 자연현상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특성이다. 그칠만한 때에 그치고 떠나야 할 때 떠나야 하는데, 이때 ‘止’는 ‘時中’을 의미한다. 사람은 학문을 통해 ‘止’의 이치를 깨달아야 하고 그것이 학문을 하는 목적이라고 花潭은 말한다.BR 花潭은 人道와 天道를 ‘時中之道’로 연결하고, 우주가 늘 일정한 법칙을 계속하는 復의 이치, 즉 天道를 깨닫고‘ 止’의 이치대로 人道를 실천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그는 이러한 이치를 그의 처세에서 중요하게 여기고 실천하였다. 그는 자신이 살던 상황에서 출사보다는 은거가 ‘時中’이라고 판단하고, ‘止’의 이치대로 그침의 삶을 선택하였다. 따라서 여러 번의 천거에도 출사하여 벼슬에 오르기를 거부하고 학문에 전념하였다. 출사하여 세상의 영욕에 휩쓸리기 보다는 은거하여 우주의 법칙에 순응하는 그침의 철학을 선택한 것이다. 그가 이러한 삶을 선택한 데에는 『周易』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그는 『周易』에서 얻은 조화와 절제로서 자족하며 안빈낙도하는 인생관과 처세관으로 고고하고 청백한 삶을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