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진리의 존재와 이에 대한 인식론적 접근가능성을 부정하는 니체는 보통은 비합리적인 요소로 치부되는 감정의 역학을 통해 근대성의 전개를 탐구한다. 애초엔 피지배층의 반동적인 사회적 감정이었던 르상티망은 가치전도를 거치면서 니체 자신의 예견을 뛰어넘어 근대의 대중정치 시대에 정의로운 사회질서를 지지하며 세속적 욕망을 추구하는 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르상티망의 세속적 신정론은 하층민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회계급을 망라하여 근대의 ‘정의’와 ‘인정’의 정치에 화합하여 불가피한 사회적이고 개인적인 도전으로부터 근대인의 실존을 보수한다. 또한 변경성의 사회적 위상도 반드시 계급갈등으로 이어져 반자본주의적 정치지형을 형성하지는 않는다. 요약하자면 르상티망이란 도덕감정은 다양한 형태로 근대성과 상합하여 근대인을 삶의 긍정으로 인도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