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소크라테스는 당시 그리스 사회에 통용하고 있던 다양한 정의개념을 논박하면서 자신의 정의관을 말하고 있다. 그가 비판하고 있는 정의 개념들은 정직함과 빌린 것을 제때에 갚는 것이라는 ‘형식적 정의개념’, 친구에게는 좋은 것을 주고 적에게는 나쁜 것을 준다는 ‘이기적 정의개념’, 착한 사람에게는 좋은 것을 주고 나쁜 사람에게는 나쁜 것을 준다는 ‘복수법의 정의개념’ 그리고 보다 강한 자들의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정글의 정의개념’ 등이다. 소크라테스가 제시하는 정의 개념은 한 개인의 사회적 자기 동일성에 적합한 ‘탁월한 내적인 상태(aretē)’를 갖추는 것으로 본 논문에서는 이를 ‘개인적 정의’ 혹은 ‘존재론적인 정의’ 개념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개인적 정의 개념은 ‘행위는 존재를 따른다’는 형이상학적 원리에 따라서 모든 행위에 있어서 정의로운 행위를 할 필요조건처럼 고려된다. 하지만 복잡한 상황윤리와 수많은 사회적 갈등상황이 발생하는 거대국가에서 이러한 존재론적인 정의만으로는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소크라테스는 대안 책으로 법률에 대한 철저한 준수와 철인왕 정치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 역시 ‘존재론적인 정의’개념에 기초한 것이다. 하지만 철인왕 정치가 오늘날의 현대사회에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수긍할 수 있고, 또한 ‘철저하게 합법적인 행위’가 사회적 정의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것도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소크라테스의 존재론적인 정의 개념은 오늘날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것은 최선책이 없을 때, 차선책을 구한다는 것이며, 사회 구성원들과 정치지도자가 스스로 정의롭게 된다는 것이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가장 근원적이고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