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東夷’는 동아시아 상고시대의 문화와 역사 형성에 있어서 중추적 위치에 있었다. 동아시아 고대사회의 문화·철학·종교 등은 대부분 夷族에 의해서 형성되었다. 이후 孔子에 의해 집대성되면서 유학이라는 학문적 체계를 갖추었고, 현재까지 동아시아 사회의 정신적 축을 담당해오고 있다. 한국민족의 근원을 논할 때 가장 먼저 논하는 것은 ‘夷族’, 혹은 ‘東夷’, ‘九夷’이다. 이처럼 동이는 한국민족의 정체성을 파악하는 문제에 있어서 대표적 개념이며, 한국사상 형성의 기원으로 인식되어왔다. 『論語』에서 孔子는 ‘欲居九夷’라는 언급을 한다. 여기서 ‘欲居’라는 표현으로 그 사회가 지니는 성격의 일단을 추정할 수가 있다. 즉 君子가 살만한 곳일 것이라는 것이다. 만약 공자가 동경한 ‘夷’가 한국민족의 근원인 ‘夷’와 동일한 것이라면 그것으로 고대 한국민족의 수준을 이해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동이는 4,000여 이전부터 아시아 동부에 산재해 있던 부족들로써 고도의 문화를 이루어 왔다. 고문헌과 고고학적 사료를 통해 동이의 실체, 殷과의 관계, 고조선과 殷의 관계를 연결해 봄으로써, 동이의 정신문화가 한국민족의 정체성과 한국유학사상의 연원이 되어왔음이 확인된다. 한국민족의 혈통은 동이의 유전자를 받아 이어져 왔고, 그 문화는 한국인의 정서 속에 배어있으며, 그것이 유학과 접목됨으로써 한국유학사상을 이루어 민족문화를 창달해왔다. 이런 민족정신의 형성과정을 살펴봄으로써 민족자긍심을 고취시키고, 또 민족개념을 통해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