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벌린(I. Berlin)의 논문 “두 가지 자유” 이후로, 밀의 자유 개념은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의 틀 안에서 해석되어 왔다. 그리고 밀의 자유는 정치적 이론과 분리되어 이해되어 왔다. 연구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벌린의 두 가지 자유로 밀의 자유 개념을 이해할 때의 문제점을 분명히 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벌린은 ‘불간섭’으로서의 소극적 자유 개념으로 밀의 자유에 반(反)사회적이고 반(反)의무적인 성격을 부여했고, 정치적인 것으로부터 자유를 분리시켰다. 그러나 연구자는 벌린의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 개념으로는 밀(J. S. Mill)의 자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오히려 밀은 벌린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정부 형태와 긴밀한 연관을 갖으며, 의무와 상반되지도 않고, 반사회적이지도 않는 자유를 주장한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밀의 해악 방지의 원리, 의무 이행, 정치적 의무가 함의하는 주장은 개인들 사이의 책임의 상호성과 대칭성에 근거한 자유이다. 이러한 자유 이해에 근거하여 연구자는 규범적이고 평등주의적인 기준을 갖는 정치적(민주적) 자유가 밀의 자유 개념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이 자유의 기준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선호가 아니라 ‘이성’에 의해 지지되는 결정의 형태, 결정 과정에의 참여, 결정에 관련된 사람들 간의 상호성의 요청을 포함한다. 따라서 밀의 민주적 자유는 개인의 자유가 정치적 자유와 양립가능하며,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양립 가능한 자유이다. 이와 같은 밀의 자유 개념은 더 이상 사회와 윤리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정치적 영역까지 확장된 내용으로 이해될 수 있는 자유 개념이라는 의의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