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정치철학에서 세련된 정치(polite politics)란 덕, 도덕적 감정, 미적 취향 등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실천을 의미한다. 이 글의 목적은 세련된 정치를 논하는 과정에서 흄의 도덕감정론과 그의 정치철학의 관계를 해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나는 흄이 『인성론』에서 제안한 공감을 기반으로 한 도덕 감정론이 정치철학에서 정치 체제의 건전성을 위해 불충분하다고 주장하면서, 『도덕, 정치, 문예 에세이』에서 도덕적·미적 교육과 지역 정치의 권한 부여를 통해 시민의 제한된 도덕적 감각을 확장하고자 했음을 보인다. 구체적 논의의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나는 흄이 『인성론』 3권의 도덕 감정론에서 제시한 공감을 기반으로 한 자연적 덕과 인위적 덕을 통한 해결책이 정치 체제의 건전성을 위해 불충분하다고 보았다고 주장한다. 자연적 덕은 국가 전체의 응집력을 유지하기에 충분하지 않고 오히려 지역 공동체를 위한 것이다. 인위적인 덕은 사람들이 자신을 이 더 큰 전체 중 일부로 보도록 훈련하는 데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미적 교육의 가치의 필요성을 알 수 있는데, 이는 개인에게 자신의 특정 부분, 자신의 지역성이 전체에 어떻게 들어맞을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할 수 있다. 둘째, 흄은 『도덕, 정치, 문예 에세이』에서 도덕적, 미적 교육을 통하여 시민의 제한된 도덕 감각을 확장하고자 하였는데, 여기서 ‘취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힌다. 셋째, 흄은 지역 정치의 권한 부여를 통하여 시민의 제한된 도덕 감각을 확장할 것을 제안하였는데, 이는 그가 『인성론』에서 주장한 이론철학으로서 도덕감정론을 『도덕, 정치, 문예 에세이』에서 현실적으로 제도적 보안을 통해 실행 가능한 원리가 되게 하려는 시도였다고 본다. 나는 『에세이』에서의 그의 주장은 철학과 현실의 차이를 실감하면서도 실행 가능한 최선의 방책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