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논문은 비트겐슈타인의 1930년대 초기의 저술들을 중심으로 그의 ‘인류학적 고찰방식’이라는 하는 새로운 사유의 흐름을 다루고 있다. ‘인류학적 고찰방식’은 철학적 주제나 문제들을 언어와 세계 사이의 논리적인 형식만으로 다루던 방식에서 벗어나서 인간의 삶과 관련된 모든 방면에서 다루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비트겐슈타인의 인류학적 사유는 철학적 문제들에 대한 통시적, 다학문적, 통합적, 재생산적인 사유의 방식으로 문화비평으로서의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자리매김하는 새로운 전망을 제시한다. 비트겐슈타인은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문제들은 그 문제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언어 이전의 삶과의 연관성 속에서 고찰되어야 하고, 이런 고찰을 통해 말할 수 없는 것들은 인간의 본능적 행위 안에서 드러날 수 있음을 밝힌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pre)-언어적 행동방식과 삶의 문제들 사이의 연결고리들의 발견이다. 이러한 연결고리들은 주술이나 의례적 행위로 표현되는 원초적 반응, 즉 상징들이다. 의례적 행위는 그것을 수행하는 공동체 안에서 그 ‘의미심장함’이 공유됨으로써 설명의 대상이 아닌 세계관으로 주어진다. 이때의 ‘의미심장함’은 ‘놀라움에로 깨어남’이란 특별한 인간 정신을 요청한다. 세계와 인간의 삶 사이의 소통의 다리를 놓는 ‘놀라움에로 깨어나는 인간 정신’은 비트겐슈타인의 인류학적 사유의 연구 정신이며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학문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비트겐슈타인의 인류학적 사유의 여정은 인간 조건으로서의 세계와 삶의 관계맺음이라는 삶의 진지함을 찾아 가는 심도 깊은 철학적 성찰의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