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연구는 공공성과 관련된 세 가지 개념인 한계, 경계, 임계 개념을 비교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공공성을 상상할 수 있는 개별 주체의 비판적 능력에 대해 ‘한계’ 개념을 적용할 수 있고, 그러한 주체들이 비판적으로 서로의 인식을 점검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경계’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 소위 공공성은 이 상호성이 성립되는 경계 개념부터 등장하는데, 주체와 타자가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공공성을 형성하므로, 경계 개념이 적용되는 공공성을 대칭적 공공성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비판적 인식과 그 인식의 상호 점검을 넘어서는 또 다른 인식 방법이 있다. 소위 타자 중심의 인식으로서, 타자의 등장으로 인해 주체의 인식 능력이 무력화되는 데서 출발하는 인식이다. 이 연구는 이를 ‘임계’라는 개념으로 규정한다. 배제되어 취약한 타자들이 기존 권리 주체들에게 제기하는 공적 긴장을 임계적 공공성이라 한다. 임계적 공공성은 비대칭적 관계에서 출발한다. 이 연구는 임계적 공공성을 근본적 공공성으로 간주한 후, 이를 공공예술을 위한 토대로 삼는다.BR 공공예술은 기존 예술계의 자장을 넘어 일상의 공적 장소와 가치에 개입하고, 새로운 공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예술을 수단으로 삼는다. 최근 새로운 예술 사조로 급부상한 공공예술은 예술적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예술적 개입이 창출한 공적 효과나 가치에 더 무게를 둔다. 공공예술은 자신의 작업이 얼마나 공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 성/패가 좌우된다. 따라서 공공예술은 공공성에 대한 고려 없이 공공예술의 미적 가치를 비평할 수 없다. 이 연구는 다양한 공공예술의 사례를 들어 공공예술과 임계적 공공성의 관계를 추적한 후, 공공예술의 미학에서 핵심이 되어야 할 개념을 추출한다. 일찍이 공공예술과 관련하여 비평적 접근은 있었으나, 미학 이론적 접근은 없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공공예술과 공공성의 관계를 추적해온 연구자의 기존 연구를 종합하여 공공예술의 미학을 구축하기 위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이 연구는 나름의 의의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