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논문의 목적은 친구사랑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 이론에 비추어 온라인에서의 친구사랑을 윤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친구의 존재목적에 가장 잘 부합하는 친구사랑에는 서로서로 연관되는 4개의 핵심적인 차원이 있다. 호혜적 관계, 공감, 자기이해, 삶의 공유가 그것들이다. 온라인 친구들은 매우 용이하게 사회적으로 만족스러운 호혜적 관계를 맺을 수 있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언급하고 있는 최고수준의 친구, 즉 친구의 존재목적에 가장 잘 부합하는 친구를 구현하는 데는 미치지 못한다. 왜냐하면 친구의 존재목적에 가장 잘 부합하는 친구사랑에서 서로 주고받는 것은 지속성을 결여하는 물품뿐만 아니라 지속성을 지니는 서로에 대한 존경심과 서로를 아끼는 마음과 서로의 지식과 서로의 도덕적 품성인데, 온라인 친구들이 이런 것들을 주고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상대방의 습성에서 순수하게 사랑할만한 것을 서로서로 인식함으로써 결속된 두 사람만이 완전하게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는 순수하고 강렬한 감정 없이 서로에게 단순히 선의(善意)의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는 친구사랑을 완전하게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매우 공들여서 설명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을 따른다면 온라인에서의 간접적인 어떠한 애도 표시도 아리스토텔레스가 언급하고 있는 공감적 소통을 대신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나중에 직접 만나서 보다 더 깊이 애도할 수도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각별히 노력하고 헌신하는 유덕한 성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그와 같이 노력하고 헌신하는 젊은이들의 수는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의미에서의 자기이해는 세계에서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이며 세계 안에서 나의 적절한 역할은 무엇이며, 그러한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서 내가 갖고 있는 능력과 결여하고 있는 능력은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것이다. 자기이해를 위해서는 유덕한 친구의 도움이 필요하다. 온라인에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혼자가 아니며 세상의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희망과 두려움과 열정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발견에 이른다. 이러한 종류의 자기발견이 지니는 정서적 가치와 심리적 가치가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되지만, 이러한 종류의 자기발견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고 있는 자기이해와는 매우 다른 종류의 자기발견이다. 왜냐하면 온라인에서의 미러링을 통한 자기발견이 반드시 도덕적 상호발전을 수반하는 것은 아니며, 온라인에서의 미러링을 통해서 자신과 도덕적으로 훌륭한 사람의 품성을 의미 있게 통합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삶을 공유하는 것과 삶에 대한 것을 공유하는 것을 구별한다면, 온라인에서 삶을 공유할 가능성은 비교적 적어 보인다. 왜냐하면 삶을 공유하는 것에는 삶을 충만하게 하는 활동들을 함께 수행하는 것이 함의되어 있지만, 온라인에서 삶에 관한 정보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의사소통하는 것은 삶에 대한 것을 공유하는 활동에 불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