朱子는 {書經}의 16자 心法을 「中庸章句序」에 인용하고 해설을 덧붙임으로써 人心道心說을 새로운 학설을 정립한다. 이는 {중용장구}의 핵심 주제인 ‘中和’를 실현하기 위한 선행조건인 心의 主宰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心의 주재는 知覺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주자는 지각을 ‘그로써 理를 갖추어 情을 실행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즉 지각은 외부의 자극에 대한 반응의 원리로부터 현실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기능이다. 심은 지각함으로써 性을 정으로 발현해낸다. 외부의 자극이 다가오기 전에 心이 性을 온전하게 갖추고 있는 상태가 未發의 ‘中’이다. 자극이 다가오면 심은 당면한 상황에 적합한 理를 知覺한다. 惻隱의 상황에서 仁을 지각함으로써 측은해하는 情이 (...) 발현되고, 是非의 상황에서 智를 지각함으로써 옳거나 그르게 여기는 정이 발현된다. 상황에 적합한 정이 발현된 상태가 已發의 ‘和’이다. 心은 仁義禮智의 성을 渾然하게 갖추고 있다가 특정한 상황에 처하여 적합한 리를 지각함으로써 성과 정을 주재하여 중화를 실현한다. 心은 理뿐만 아니라 욕구도 지각한다. 지각의 주체인 하나의 심을 지각의 대상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 것이 人心과 道心이다. 인심은 形氣에서 비롯된 욕구를 지각함으로써 생명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도심은 性命의 리를 지각함으로써 도덕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그런데 욕구의 충족 여부는 외부 대상에 의해 결정되므로 인심은 자기 충족적이지 못하여 대상에 이끌려 人欲으로 흐르기 쉽다. 따라서 도심이 인심을 인도하는 것은 已發의 和를 이루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된다. 中和를 이루기 위해서는 道心이 主宰해야 하며, 도심이 주재하기 위해서는 格物致知의 공부가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朱子의 人心道心說은 {중용장구}의 中和說과 {대학장구}의 格物致知說을 아우르는 心論을 완성하였다는 의의를 지닌다. (shr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