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게는 개별 기수를 정의하고자 했다. 그는, 가령, 기수 과 기수 을 각각 “”와 “”으로 정의한다. 프레게의 개별 기수 정의는 특정한 가정들에 – 필자가 명명하기로, 각각 “흄-프레게-원리”와 “프레게-가정” – 의존하고 있다. 프레게-가정에 따르면, 개념들이 수적으로 동일하다는 것은 저들 개념들에 귀속하는 대상들 간에 일대일 대응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레게가 “일대일 대응 관계”로써 대상들 간에 어떤 실제적인 관계를 뜻한다면 프레게-가정은 단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대상들 간에 실제적인 일대일 대응 관계의 문제가 아닌 수적 동일성의 사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실인즉슨, “일대일 대응 관계”로써 프레게는 전대미문의 어떤 (...) 비실제적 개념을 (이하 ) 염두에 두고 있었다. 수학을 재구성하려는 프레게의 기획은 개념들에 전적으로 의존하며 무릇 개념의 직능은 오로지 그것에 담긴 내용의 문제이지만, 개념 에 담긴 내용은 그러나 그 자체로는 수적 동일성과 도대체 무관하다. 따라서 어느 경우이든, 프레게가 개별 기수를 성공적으로 정의한 일은 없다. 이와 같이 프레게의 실패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본고는 기수의 본성에 대한 하나의 실마리를 찾아낸다. 개념 은 여하튼 수적 동일성을 산출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우리의 목적에서는 저렇게 보인 바로 그 사실이 중요하다. 개념 이 수적 동일성을 산출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은 우리가 저 개념을 모종의 행위로 고쳐 이해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 때에 우리는 저 개념을 원래와 다른 장르의 무엇으로 탈바꿈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수적 동일성을 실질적으로 산출하는, 그러나 의심할 바 없이 비-프레게적인 저 행위의 장르에 기수의 비밀이 숨어 들어가 있다. 저 단서를 천착하는 과제는 그러나 후속 논문의 것이며 대신에 본고는 저 과제의 존재를 변론하고 예비한 하나의 사전 작업이다. (shrink)

프레게의 개별 자연수 정의는 자연수가 대상이라는 존재론에 기초해 있다. 그러나 한 편으로 우리는 만약 존재론적으로 자연수가 대상이라면 저 대상을 명명하는 기호는 세는 기호를 구성하지 못 함을 확인한다. 그렇지만 수 기호의 으뜸 사용이 세는 데에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뒤늦게 세는 기호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다른 한 편으로, 우리는 저 세는 기호가 그 말의 충분히 넓은 의미에서도 대상에 대한 기호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다. 그러므로 프레게는 수라는 존재자를 전적으로 오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저 세는 기호를 발견하는 곳은 (토속적) 말놀이이다. 그리고 수의 자연 (...) 서식지가 (토속적) 말놀이임을 확인하는 저 과정에서 우리는 새로운 의미에서의 자연주의 존재론을 불러들이고 있을 것이다. (shrink)

작금의 “자연주의”에 따르면, 선차적으로 물리적 세계가 자리하고 그 안에 지각이 후기적으로 자리한다. 다른 모든 것처럼, 지각은 “자연” 안의 존재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각의 저 자연주의적 “설명”이 의젓하고 떳떳하고 뜻을 갖춘 역사는 없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데, 지각을 설명하기 위해 자연주의가 원용하는 과학적 사실들은, 그 자신, 변형 지각들인 것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지각의 바다 위에서 태어나며 언제라도 저 바다를 떠나지 않는다. 과학의 자리는 저 바다 위에서 건져 올려 진 것의 자리이다. 다른 한편으로, 지각의 “설명”이 의젓하고 떳떳한 뜻을 갖출 역사는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 왜냐하면 지각은 원초적 소관과 언어의 소관으로 나머지 없이 나누어지지만, 원초적 지각은 어떠한 설명도 필요하지 않는 자연 사실이기 때문이다. 반면 언어적 지각의 경우에는 “자연주의”적 설명이 불가능하다. 도대체 언어는 이미 언어가 아니라면 어떤 무엇으로부터도 설명될 수 없는 하나의 자기-해석이기 때문이다. 더 높은 것은 허락되지도 않고, 더 이상의 것도 그 뒤에서 찾을 수 없는 것이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근원 현상이라 부른다. 우리가 지각한다는 것은 바로 그러한 근원 현상이다. 우리는 지각의 바다 위에서 태어난다. 그리고 저 출생 이전의 역사는 알 수도 알 필요도 없다. 이 조용한 일종의 체념을 우리는 “자연스러운 자연주의”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shr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