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다마지오는 정신을 탈신체화된 것으로 본 “데카르트의 오류”를 지적하고 정신을 신체화된 것으로 본 “스피노자가 옳았다”고 선언한 바 있다. 내가 보기에 스피노자는 정신이 알 수 있는 것을 신체가 할 수 있는 것을 통해 설명한다는 점에서 분명 체화된 마음의 선구자이지만, 신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다마지오와 입장이 다르다. 다마지오는 신체를 항상성 유지를 지향하는 합목적적 통일체로 보는 반면, 스피노자는 각 신체를 실체가 아니라 단지 양태적으로만 구별되는 단위로, 즉 운동 방식에 따른 부분들의 잠정적 통일체로 보는 기계론적 관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글에서 나는 심신관계(정신은 신체에 대한 관념)와 감정(신체 상태의 변화), 코나투스(항상성 유지의 경향) 등 스피노자 사상에 대한 다마지오의 신경생물학적 해석의 요점을 짚어보고, 이렇게 해석된 스피노자의 이론이 실은 다마지오가 비판하는 데카르트의 이론과 더 가까우며, 이런 오해의 뿌리에 ‘인간 신체’에 대한 관점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