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연구는 『대승기신론』에서 본각/시각/불각의 체계로서 제시되고 있는 깨달음에 대한 원효의 이해와 해석을 주제로 삼는다. 원효는 『별기』와 『소』 두 번에 걸쳐 그의 이해와 해 석을 서술하였으므로, 이 양자 사이에 존재하는 서술의 차이는 그의 관점이 형성되고 변화 되어 정립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기신론』의 본각/시각/불각의 체계에서 ‘시각始覺의 의미에 대한 원효의 이해와 해석’ 을 분석의 중심으로 삼아 그의 깨달음관의 특성을 밝히기 위해 양자의 서술차이를 비교대 조하여 분석한다. 『소』가 작성되면서 삭제/첨가를 기본으로 수정 보완된 내용과 전면 개작 된 내용 등의 층차를 구분하여, 이들 차이에서 발견되는 관점의 변화 또는 사상이 심화되 는 과정을 밝히려는 것이다. 양자의 대조를 통해 드러난 사실은 『별기』의 내용이 『소』에서 삭제한 경우에 내재된 원 효의 의도이다. 처음에는 이른바 통삭제한 내용을 ‘부족 또는 오류’라고 보았지만, 본론에 서 밝힌 것처럼 특정한 주제어로 분석해보면 오히려????별기????의 내용을 토대로 핵심내용만 을 더욱 간결하고 선명하게 서술한 경우가 드러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원효의 사상적 발전을 읽어내는 데 세밀한 분석과 해석이 필요한 것이다. 시각始覺을 주제어로 삼아, 『별기』와 『소』 양자 사이에서 발견되는 변화를 발굴한 결 과, ‘무자성無自性’과 ‘이공二空’, ‘무분별지無分別智’라는 말을 통해 본각/시각/불각의 상 호관련성과 상호의존성을 강조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기신론』에서 구분한 깨달음의 세 가지 모습은 관점에 따른 한 측면이라는 점을 ‘무자성無自性’이라는 말로 전면에 내세 운 태도가 드러났다. 원숙해진 원효의 화쟁철학이 지향하는 바가 드러난 대목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