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2014년 4월에 한국이 겪은 세월호 침몰사건은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제목에 "사건"이라는 표현이 아니라 "사태"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서 미루어볼 수 있듯이, 이 사건의 파장은 한국사회에 깊은 상처와 회한으로 각인되고 있다. 거의 두세 달 동안 한국사회를 집단 우울과 분노로 인한 패닉상태로 빠뜨렸던 이 사건으로 인해 우리는 이제 이 사건이 불러올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풀어내야 할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 연구는 이러한 작업의 과정적 결과이다.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논할 때, 특정인이나 종교단체, 일부 정치인들에게 떠맡겨져서는 안 될 책임을 논해야한다. 이 연구에서는 세월호 사태와 관련된 책임논의에 대한 윤리학적 논의를 살펴보고자한다. 책임지지 않으려는 사회는 더 이상 존속하기 어렵고, 그 안에 살 수 밖에 없는 우리의 삶이 무책임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때로는 이러한 논의 자체가 우리 자신에게 아플 수도 있고, 귀찮을 수도 있다. 그러나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 자체의 아픔은 피할 수 없지만, 이 상처는 바로 이러한 아픔을 통해 치유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