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고대중국의 『大戴禮記』와 『淮南子』에서 天圓地方이 나타난다. 천원지방이란 하늘은 둥글고 땅은 정방형이라는 형태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천도는 원, 지도는 방이라고 하여 형태를 벗어나 도를 가리키는 의미이기도 하였다. 그러한 천원지방설은 줄곧 도 뿐만 아니라 모양으로 나타났다. 훗날 땅은 우산을 펴놓았다고 하기도 하고, 반구형태라고 주장하는 개천설이 등장한다. 개천설은 훗날 주희에게 영향을 끼친다. 그는 하늘과 땅에 대하여 그릇을 합쳐놓은 것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만두형태로 묘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릇과 만두는 형태가 다르다. 그릇은 반구, 만두는 구에 가까운 형태이다. 따라서 양자는 서로 관련이 적은 이중적인 설이다. 그릇 보다 만두설이 나중에 나온 설이기 때문에 후자가 만년설이다. 땅의 운동에 대한 설도 마찬가지로 이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땅이 不動한다고 하기도 하고, 流轉한다고 표현기도 했다. 부동과 유전 역시 서로 합치 될 수 없는 모순이다. 더욱이 양자에 대하여 주희가 말한 것을 듣고 기록한 시기가 겹치기 때문에 어떠한 설이 만년설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주희가 이해하고 있는 땅의 형태와 운동이 사상적 의의가 있는 것은 전통적인 천원지방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개천설을 비판하지만 그의 영향으로 인하여 고대의 천원지방설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현대자연과학의 지구설과 자전 공전설이 보다 발전된 설이라고 간주한다면 그의 유전설은 명말청초의 漢譯西學書에서 주장하는 하늘이 운행하고 땅은 고정되어 있다는 天運地靜說에 비하여 발전된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서학의 천운지정설 보다 주희의 유전설이 현대의 그것에 보다 근접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그의 주장이 사상적으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