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2016년 겨울과 17년 봄 사이 한국에서 발생한 정치적 사건 앞에서 요구되는 것은 ‘민주주의의 승리’에 대한 향유가 아니라, 오히려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성찰이며, 이러한 위기에 대한 성찰은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질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즉 “민주주의는 그 본질에서부터 필연적으로 몰락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답해야 한다. 본 글에서 우리는 미셸 앙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을 통해 이 질문에 답할 것이다. 글에서는 먼저 앙리의 ‘정치적인 것’에 대한 비판을 통해 ‘전체주의’가 모든 정치체제의 공통 본성이라는 점을 볼 것이고, 이어 앙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을 검토하면서 이점을 확인할 것이다. 이후 민주주의가 기반하고 있는 다른 ‘비정치적인’ 요소, 즉 종교와의 관계를 살펴보면서, 민주주의가 하나의 정치체제로서, 그 본성상 ‘정치적인 것’을 추구하고 따라서 전체주의로 향해 있다는 점과, 그러한 몰락의 위기 앞에서 민주주의 사회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요구되는 것은 개인과 삶에 대한 존중이라는 점을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