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명대의 사상과 문화발전의 계기는 양명학의 흥기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유학의 발전은 송․명대에 이르러 분기점을 맞이하게 된다. 송명유학은 程朱의 이학과 陸王의 심학이 서로 대립하며 경쟁하는 가운데 학술적 논변을 더욱 깊이 있게 전개하면서 양대 산맥을 이루었다. 신유학을 집대성한 주자는 사서를 편성하고, 『사서집주』를 하였다. 또 『或問』을 통해서 인간의 본성이 현실적으로 발휘될 수 있기 위해서는 자기 본래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먼저 뜻을 세우고(立志), 본래성(성인)이라는 거울에 비추어 현실태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문제의식에 반기를 든 학자가 왕양명이다. 양명은 지식이란 반드시 실천을 통해서 나타나는 윤리학이며, 정치철학으로 보았다. 그의 사유체계 자체는 修己라는 개인 윤리와 治人이라는 사회 윤리가 병행한다. 따라서 현존재에게 본래적으로 선한 본성이 완전하게 성취되어 있다는 것은 지행합일의 논리에서 聖學(성인의 학문)으로 구명될 수 있고, 그의 예술세계에서도 찾을 수 있다. 양명은 立己立人하고, 成己成物하는 양지 실현이야말로 도덕 가치를 성취하는 成德之敎인 동시에 성현의 학문이라고 보았다. 그는 이런 주체적이고 능동적이며 실천적인 양지 실현을 통해 내적인 ‘진정한 즐거움’과 외적인 ‘스스로 만족’함에 도달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진정한 즐거움’과 ‘스스로 만족함’은 자아의 새로운 본질 실현인 內聖․成己․修己․明明德과 천지만물의 생명 본질실현인 外王․成物․治人․親民이 하나가 되었을 때 인식할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의 욕망과 개성의 지나친 절제가 아니라, 순수한 자기 마음속의 양지에 따라 학문을 진작하고, 또한 자기마음 속의 양지를 밝히고 표현하는 실천과 예술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