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의 ‘未發’관 연구

THE JOURNAL OF ASIAN PHILOSOPHY IN KOREA 42 (42):301-34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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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이 글은 ‘未發’에 대한 퇴계의 관점을 규명하고, 추후 그의 미발공부와 역학사상의 특성을 밝히는 토대자료를 구축하는데 목적이 있다. 필자는 퇴계가 규정한 미발에 대한 관점을 심의 측면과 성의 측면에서 조명하였다. 心과 性에 대한 퇴계의 견해는 주자가 모호하게 언급했던 관점을 자신의 틀로 명확히 설명한 것으로, 동아시아 유학사에서 차지하는 퇴계학의 독창성과 우월성을 확인하는데 자료를 제공해 준다. 퇴계는 心이 그저 氣에 해당하는 血肉之心이 아니라, 理를 온전히 갖추고 있어 ‘신명이 오르내리는 집[心之神明升降之舍]’이라 보았다. ‘心合理氣’의 기초아래, 사려가 싹트지 않은 미발의 때에도 氣가 제멋대로 작용하지 않아[氣未用事], 心과 性이 渾然히 하나 되어 中의 상태를 이루고 있고, 본연지성이 自在하여 純善無惡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았다. 이에 미발공부는 마음을 벗어나 초월적 존재인 ‘天理’를 체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고, 각자의 마음에 활발하게 드러나는 ‘情’을 통해 理의 현현을 느끼고 실천하는 것으로 규정된다. 또한 퇴계는 만년 ‘理到說’의 수정을 통해 지각작용을 지닌 심이 리를 드러내는 도덕의 주체이지만, 功效에 있어 리 역시 도덕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만일 심만이 도덕적 사고와 행위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한다면, 자칫 理는 心이 아니면 의미가 없는 ‘死物’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理의 본체는 ‘無情意’하지만, 자체에 用을 갖추고 있어, 자연현상과 인간마음에 유행하는 법칙과 준칙이 道體의 流行이므로, 미발과 이발의 간극은 없다. 物格 역시 理의 지묘한 用이다. 理는 이제 더 이상 인식대상의 ‘死物’이 아니라, 자체에 용을 지니고 유행하는 ‘活物’이다. 만일 리가 운동하지 않아 심을 통해 자신의 신묘한 작용을 드러낼 수 없고, 心이 인식해야 할 대상으로만 본다면, 학자는 所當然之理에 대한 자각과 所以然之理에 대한 유추를 통해 ‘格物致知’의 노력을 쌓아야 한다. 일반사람은 결코 理의 온전한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 공부의 지속을 통해 성인과 같은 활연관통의 경지에 이르러야 비로소 마음이 초월적 리의 ‘全體大用’을 밝힐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퇴계의 心性을 理氣論의 존재론적 틀을 거부하고, 가치론 영역에만 남겨두면, 가치론에 매몰되어 선한 감정의 본원인 형이상의 리의 현현을 망각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퇴계 미발에 대한 관점은 ‘尊理’의 이상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는데 의의가 있다. 이제 퇴계에게 理는 도덕적 경지와 상관없이 개별적 상황에 맞게 드러나는 ‘氣發理乘’의 칠정이나 개체의 상황을 초월하여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理發氣隨’의 사단을 통해 누구나 수양만 하면 체득할 수 있는 가깝고 친근한 대상이 되었다. 끊임없이 자각과 성찰ㆍ실천을 통해 지극히 선한 인간본연의 모습을 확립하고, ‘나’다움의 완성을 통해 천지자연이 조화로운 유행을 이루도록 참여하는 것, 그것이 尊理의 목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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