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붓다가 일러주는 것처럼, 모든 현상은 그것을 발생시키는 조건들에 의해 발생한다. 현상을 볼 때는, 그것을 발생시킨 원인조건들을 동시에 고려해야 진실에 접근할 수 있고, 또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있다. 실존의 근원적이고도 궁극적인 문제를 풀려는 청년 고타마 싯닷타의 모험적 도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성공할 수 있는 조건들을 확보하였기 때문이다. 고타마 싯닷타의 수행과정을 주목한다는 것은, 깨달음의 발생과 인과적 연관을 맺는 조건들이 무엇인가를 읽어내려는 것이다. 붓다가 사람들에게 자신의 수행과정을 회고해준 것도,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들, 그 ‘깨달음의 발생조건들’을, 체험적 증언을 통해 알려주려는 것이었을 것이다. 제자들의 기억과 후인들의 전승을 통해 전해지고 있는 붓다의 수행 회고담에서 고타마 싯닷타의 성공 요인 네 가지를 골라 그 철학적 의미를 읽어본다.BR 고타마 싯닷타의 수행과정은 니까야/아함 문헌에서 두 유형으로 전해진다. 붓다가 자신의 수행경험을 회고하는 유형이 하나이고, 자신의 수행과정을 구도자의 표준 모델로 일반화시켜 설하는 유형이 다른 하나이다. 특히 구조와 내용에서 정합성을 보여주는 일반화 유형이 자주 설해지고 있다는 것은, 붓다가 자신의 깨달음을 세상과 공유하기 위해 수행과정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음을 의미한다.BR 니까야/아함이 전하는 내용을 종합해 볼 때, 4가지 조건들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1) ‘이해/언어’와 ‘탈(脫)이해/탈(脫)언어’의 차이 및 관계에 대한 개안, 2) 조건적 발생에 대한 개안 – 이지적 연기 깨달음, 3) 모든 조건과 경험에 갇히지 않는 능력의 확보 – 새로운 선법(禪法)의 수립, 4) ‘조건인과적 발생’에 대한 직접지(直接知) 성취 – 체득적 연기 깨달음〉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