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양명학을 명대 유학의 정통으로 보는 『明儒學案』의 관점은 종래의 명대유학사 연구에 기본적인 틀을 제공하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이 『명유학안』이 쓰여지고 있던 청초에도 오늘날과 같이 ‘정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당시에는 주자학 부흥의 사조 속에서 양명학 비판의 풍조가 유행하고 있었으며, 황종희도 이러한 비판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문제에서 출발하여 『명유학안』의 양명학에 관한 논의를 청초의 양명학 비판의 풍조, 이에 대한 황종희의 인식과 반박이라는 구도를 가지고 읽어보려 하였다. 이를 위해 「惲仲昇文集序」, 「姚江學案」, 「明儒學案序」의 내용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하여 황종희가 유학자로서 활동하였던 시기에 일관되게 문제시하였던 것은 주자학 진영의 양명학 비판의 풍조였으며, 이에 대응하여 양명학을 이단시하는 사람들을 擧業之士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하는 한편, 직접적으로 주자학을 비판하면서 양명학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있음을 밝혔다. 양명학을 정통으로 보는 『명유학안』의 명대유학사관은 청초의 양명학 비판의 풍조를 극복하려는 과정 속에서 형성되고 발전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