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변론』이나 『크리톤』의 전반부와 달리 국가나 국법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라고 역설하는 것으로 보이는 『크리톤』의 후반부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다룬다. 이 문제와 관련해 나는 특히 두 가지 고찰을 하고 두 가지 결론을 도출했다. 1) 나는 『크리톤』의 전반부와 후반부의 연관성을 분석하여, 『크리톤』 전반부의 세 원칙이 국법의 세 논변에 적용되고 있음을 밝혔다. 이는 국법의 연설 내용을 소크라테스의 사상이 아니라고 보는 해석 노선은 옳지 않다는 것을 함축한다. 2) 나는 『변론』에서와는 달리 『크리톤』에서는 왜 신의 명령이 상정되어 있지 않은지를 주목하여, 이 대화편의 후반부가 법적 명령이 신의 명령과 상충할 때조차도 무조건 법적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님을 밝혔다. 이는 『크리톤』에 나오는 국법의 연설이 정의롭지 못한 법적 명령에도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사상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