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自然’(ziran)은 中國思想의 핵심개념 중의 하나이며, 이것을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思想槪念으로 정립시킨 것은 道家로 불리는 사상가들이다. 도가사상을 담고 있는 문헌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본고에서 고찰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老子이다. 노자는 馬王堆本과 郭店本이 출토됨에 따라 그 형성과정의 구체적인 양상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되었는데, ‘자연’ 사상 또한 지금의 현행본의 내용 그대로의 형태로 단기간에 출현한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간적 간격을 두고 서서히 형성되었다. 즉, 비교적 초기 형태의 노자의 면모를 띠고 있는 곽점본에서는 주체인 道나 聖人의 ‘無爲’를 원인으로 객체인 萬物이나 百姓의 ‘자연’, 즉 自生性, 自律性, 自發性이 결과로서 도출되거나 보장된다는 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그 탄생 초기부터 객체의 ‘자연’과 주체의 역할ㆍ역량 중 어느 한 쪽만을 강조하거나 긍정하게 되면 다른 한 쪽이 약화되거나 부정되는 딜레마적이고 모순된 두 입장이 공존해 있었다. 그것이 戰國末期에서 前漢初期가 되면 후자의 입장이 더욱 강조되게 되는데, 그것은 역사적으로 전국말기에서 秦漢統一帝國으로 향하는 이행기에 君主權力의 강화와 一元的 支配의 확립이라는 시대적 요청을 사상적으로 확립시키려고 했던 일련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이처럼 思想史的 見地에서 볼 때, 노자는 先秦時代에 만물의 자생성, 자율성, 자발성을 처음으로 인정한 문헌이라는 점에서 그 意義는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