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풍우란(馮友蘭: 펑유란, 1895-1990)은 현대를 대표하는 중국철학사가이다. 이 글은 풍우란의 이름으로 발간된 『중국철학사』, 『중국철학간사』, 『중국철학사신편』이라는 세 편의 『중국철학사』에 나타난 노장해석의 관점에 초점을 맞추어 그 중심 내용과 해석상의 전변의 문제에 관하여 검토한 것이다. 따라서 이 글은 선진도가의 철학자 중에서 특히 노자와 장자의 철학사상에 대한 풍우란의 기본입장을 검토한 의의가 있다.BR 먼저 풍우란의 노자해석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노자와 공자의 시대적 선후문제에 관하여 노자보다 공자를 앞선 인물로 평가한 점이다. 그리고 서양철학의 세례를 충분히 받았던 풍우란이었던 만큼 노자를 해석하는데 있어서도 서양철학의 해석방식을 원용하여 노자철학을 해석한 특징이 눈에 띈다. 이러한 해석의 방식은 본체론과 우주론의 경계에서 고민했던 풍우란의 입장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BR 풍우란의 장자해석에도 서양철학적 사유의 흔적은 역력하다. 그는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의 의미를 행복(happiness)이라고 규정하면서, 스피노자의 사상을 원용한다. 또한 중국철학 내부적으로는 곽상의 주석을 통해 장자를 해석한다. 이러한 두 가지 장자해석의 관점은 나름의 의의가 있지만, 역시 일정 정도의 한계를 갖는다.BR 그런데 풍우란은 자신의 후기사상을 대변하는 『중국철학사신편』을 발표하면서 이전에 발표한 자신의 『중국철학사』의 기술과 해석의 방식을 크게 벗어난다. 『중국철학사신편』을 통하여 풍우란은 유물론의 입장에서 노장을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새로운 사유의 전변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상적 전변의 문제는 긍정적인 전변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이 글은 이와 같은 문제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해보고자 한 것이며, 풍우란 노장관의 의의와 한계를 함께 구명해보고자 한 목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