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노화 현상은 생명이나 죽음과 달리 그간 철학적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 했다. 본 연구는 논화 현상에 대한 철학적 접근을 시도하기 위해서, 현대 과학의 성과에 기반하여 노화가 생명체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고찰해보고자 한다. 우선 노화는 물리적 마모 현상이 아님을 지적하고, 노화를 설명하기 위해 생명체가 가진 고유한 안정성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밝히기 위해 슈뢰딩거의 생명 이론, 비평형 열역학의 소산 구조 이론 등을 검토할 것이다. 이 이론들은 생명체가 자신의 손상을 복구하는 고유한 기제를 갖고 있다는 점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 손상 복구 기제에 주목하여 노화를 설명하고자 한 싱클레어의 정보 이론은 노화가 생명체의 현재 자기와 미래 자기 사이의 연결에 관련된 문제임을 깨닫게 해 준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노화는 현재의 자기와 미래의 자기 사이에 생적 자원을 배분하는 자연경제적 문제를 드러내며,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다는 점을 지적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노화는 불가피하지만 그럼에도 노화의 방식에는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가능성들의 관점에서 생명체와 인간 문명을 바라보는 과제가 노화의 철학적 문제임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