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추모 박물관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면, 전시 속 희생자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그들과 일종의 유대감을 느끼고, 방문을 마친 후에는 이들의 이야기에 감동을 느낀 경험이 한번쯤 있을 것이다. 이 연구는 방문객들의 감정에 집중하여, 방문객들이 전시에 공감하는 현상과 모순되는 감정, 즉 어째서 고통의 공간인 추모 박물관에서 감동이라는 긍정적인 감정이 촉발되는지에 대해 탐색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추모 박물관에서 경험되는 감정현상을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한다. 첫째, 다양한 개인의 감정들이 어떻게 “공감된 느낌들(feelings-in-common)”을 통해 한 집단과 유대감을 형성하며 감동을 느끼도록 하는지 살펴보고, 둘째, 어떻게 상반되는 감정들, 즉 슬픈 감정이 감동으로 바뀌는지와 같은 감정의 움직임에 대해 논의한다. 이를 위한 분석은 문화이론가인 사라 아메드(Sara Ahmed)의 집단적인 감정(collective feeling)에 대한 이론과 감정이론가인 브라이언 마쑤미(Brian Massumi)의 “생리학적 분열(physiologically split)”을 통해 진행한다. 지금까지의 박물관 경험에 대한 논의가 방문객들을 전시가 의도하는 감정의 흐름에 따르는 수동적인 존재로 해석했던 것과는 달리, 본 연구는 지금까지 간과되어왔던 박물관에서 경험되는 모순되는 감정들을 토론에 포함시킴으로써 박물관 경험 뿐 만 아니라 추모 박물관에 대한 이해를 확장시킨다. 따라서 문화이론과 감정이론을 추모 박물관 연구에 접목시킴으로서 본 연구는 박물관 경험을 이해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박물관 경험을 재해석함으로써 추모 박물관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도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