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윤대녕 소설의 특징으로 거론되어 온 ‘실존의 문제’, ‘신화적 상상력’, ‘일상 비판’ 등을 생태학적 사유와의 연관 속에서 해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필자는 이미지의 우위, 시원으로의 회귀, 등장인물의 광기와 환상 같은 윤대녕 소설의 서사적 특징들이 근대 이성의 절대성에 대한 거부의식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밝히고, 그 배후에 생명 중심의 생태적 사유가 자리 잡고 있음을 설명하였다. 존재와 세계에 대한 근원적 질문과 문제의식, 자본주의적 ‘일상’에 대한 독특한 형상화 방식, 시적 감수성으로 치장된 문체, 뛰어난 조형력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압축된 윤대녕의 소설은 근대 공간속에서 훼손된 인간/자연, 유기체로서의 생명 원리를 추구하는 작가의식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윤대녕에 의해 재현된 ‘신화’는 근대 문명 이전의 대립과 갈등의 세계가 틈입하기 이전의 세계를 지향하고 주체와 타자의 경계가 무화된 인간/자연이 완전히 하나가 된 유토피아적 세계를 구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