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에서는 왕부지의 『莊子』 풀이에 드러난 ‘無待’ 개념을 고찰하였다. 이 연구에서 밝혀보고자 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왜 정통 유학자인 왕부지가 조선의 유학자들과는 달리 『장자』에 대해 호의적이었는가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장자의 ‘무대’ 개념에는 역설(逆說)의 논리가 함의되어 있는 바, 왕부지는 이를 어떻게 처리하며 거기에 어떤 의미와 배경이 들어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래서 본 논문을 통해 필자는 왕부지의 ‘무대’ 개념 풀이 속에는 그의 삶이 직접 투영된 구체성과 현실성이 담겨 있음을 구명하였다. Ⅱ장에서는 먼저 ‘무대’ 개념이 지닌 역설에 대해 논하였다. 우리의 생존을 보증하는 몸뚱이가 근본적으로 외물(타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장자』에서는 오히려 그것의 부정으로서의 ‘무대’에 의해 사람이 불완전성을 궁극적으로 벗어나 참다운 자유를 누린다고 하는 것이 논의의 발단이다. 이 장에서는 이것이 ‘자기의 무화(無化)’·‘자기를 없애버림’에 의해 가능하다는 것임을 논하였고, 『장자』에서는 이에 대해 도추(道樞), 환중(環中), 무기(無己), 상아(喪我) 등 여러 가지 개념과 논리를 통하여 드러내고 있음에 대해 논하였다. Ⅲ장에서는 왕부지의 ‘무대’ 개념 풀이에 담긴 의미를 구체적으로 구명하였다. 여기에서는 왕부지가 ‘나를 없앰’이 불완전한 존재로서의 사람이 가진 문제 해소의 관건이라고 함과 그것에 의해 무한량을 포용성을 발휘하며 타자들과 어울리고 거기에서 ‘소요유’로서의 열락(悅樂)을 얻는다고 함을 논하였다. Ⅳ장에서는 ‘무대’ 개념 풀이 속에 그의 삶의 지평을 확보해 주는 면이 반영되어 있음을 논하였다. 즉 망국의 유신(遺臣)으로서 더 이상의 삶이 무의미하다고 여길 수 있었겠지만, 그는 그의 ‘무대’ 개념 풀이 속에서 자신의 삶의 지평을 확보하였다. 따라서 그만큼 그의 ‘무대’ 개념 풀이가 우리들에게는 더욱 구체성과 현실성을 띠며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