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현대 정의관 논의들에 대해 롤즈(John Rawls)의 『정의론』(1971)이 갖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이러한 영향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국내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정의론이든 전지구적(global) 사회에서의 정의론이든 관계없이 대부분의 현대 정의론이 제도(institution) 중심적 논의들이라는 점이다. 본 논문의 목적은 세계화 시대의 전지구적 정의관으로 센(Amartya Sen)의 자기실현적 접근(self-realization approach)을 통한 비교적 정의관(comparative perspective of justice)이 보완된 형태로 제시된다면, 롤즈에 기반을 둔 기존의 제도 중심적 정의관보다 이론적으로 더 체계적일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더 효과적임을 보이는 것이다. 정의 실현을 위해서는 제도적 차원에서의 정의뿐만 아니라 개인적 차원, 즉 비제도적 측면에서의 정의 실현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합당한 다원주의 (reasonable pluralism)를 넘어 단순한(simple) 다원주의마저 공존하는 전지구적 사회, 즉 공통의 문화와 인식이 부재한 사회에서는 모든 인간이 가진 행위주체성(agency)에 토대를 둔 공적 추론(public reasoning)을 통해 부정의를 발견하고 제거하는 자기실현적 활동 아래, 조금씩 정의에 접근해 나가는 비교적 정의관이 더욱 효과적이고 실질적이다. 이러한 센의 비교적 정의관이 현실성(feasibility)을 확보할 수 있는 논의가 되기 위해서는, 개인적 차원에서의 자기실현이 각자의 실천적 정체성 구현이라는 규범성(normativity) 논의를 통해 개인들의 적극적인 실천을 도모할 수 있다는 논의, 그리고 현대 과학기술이 가져온 전 지구적 네트워크로 인해 자신의 작은 실천이 무기력하지 않고 전지구적으로 연대를 하게 하여 실질적인 부정의 제거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동기부여 논의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보완은 센의 자기실현적 접근을 통한 비교적 정의관이 전지구화 시대에 보다 적합하고 현실성 있는 논의가 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