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은 세속권력과 불교교단의 관계라는 시각에서, 근대 전환기 한국불교의 경험과 지향을 고찰하였다. 구체적으로 구한말부터 일제시기에 이르는 당시의 역사 상황 속에 내재해있던 시대적 모순을 인식하고 그것에 반응해가는 과정을 통해, 국가권력의 ‘외호’로부터 벗어나 승단의 자립이라는 방향성을 수립해가는 모습을 고찰하였다. 먼저 2장에서는 석가모니 당시 불교교단과 세속권력의 ‘外護’의 관계에 대하여, 석가모니의 언행에 보이는 의미와 이후 불교사 속에서 전개되었던 모습들을 통하여 분석하였다. 3장에서는 구한말 위축되었던 조선불교계의 상황 속에서 적지 않은 조선사찰이 일본사원에 관리청원을 했던 것, 그리고 사사관리서 등 조선정부에 의해 불교(승단)가 (재)공인되었다는 것의 의미를 살펴보았다. 이 논문에서는 국가 즉 세속권력에 의한 ‘외호’는 결국 국가의 승단관리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점에 주목하여, 세속권력에 의한 교단의 통제는 타당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하고자 하였다. 특히 일제 강점기 세속권력의 통제를 대표하는 사찰령은 한국 불교의 교단 운영 그리고 교리 내용에 있어서도 왜곡·변질된 통제로 이어지게 되었고, 3.1운동을 통한 민족의식의 각성을 거친 한국불교계의 강력한 반발을 가져왔으며, 궁극적으로 국가권력으로부터 자립한 불교통합종단의 수립 운용이라는 지향을 분명히 하게 되었다. 이처럼 세속의 정치권력의 ‘외호’로부터 ‘자립’하여 승단의 자주적 운영을 지향한 것이 근대전환기 한국불교의 방향성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일제강점기의 시대적 모순 속에서 복잡한 맥락으로 얽혀있는 한계도 짚어볼 수 있다. 승단의 ‘자립’이라는 문제의식을 비롯하여, ‘통합승단’ 설립의 주도 및 승인 문제, 宗祖와 宗統 문제, 종단의 운용주체 문제, 나아가 한국불교에서 근대화해야할 제도는 무엇이고 지켜야할 전통은 무엇인지 등의 문제가 그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