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들뢰즈의 존재론에서 존재는 곧 생명 또는 생명의 무한한 잠재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존재는 존재의 운동 자체와 구분되지 않는다. 그리고 존재의 운동은 존재와 존재자들이라는 두 항을 잇는 서로 반대되는 방향의 두 운동의 대립을 전제한다. 이 글은 존재의 이 두 운동 가운데 특히 존재자들로부터 존재를 향해서 가는 운동(존재의 용해 운동)을 분석함으로써, 내재적인 동일성이라는 새로운 전망 아래, 들뢰즈의 존재론과 존재의 일의성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시도했다. 이에 따르면, 존재의 용해 운동은 그 자체가 존재와 존재자들 사이의 동일성의 발생 운동에 해당한다. 존재의 용해 운동 속에서 발생하는 이 동일성은, 그것이 들뢰즈적 내재성의 원리 위에 근거한다는 점에서, 또 그것이 다양한 다수가 초월적인 한 점에 통합될 때 보게 되는 동일성과 근본적으로 반대된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내재적인 동일성으로 불릴 수 있다. 그리고 들뢰즈의 존재론에서 이 내재적인 동일성은, 존재론적으로 볼 때, 존재의 일의성의 논제의 들뢰즈적 성취를 뜻한다. 따라서 존재의 용해 운동에 대한 다음과 같은 규정이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존재의 용해 운동은 내재적인 동일성의 운동이자 존재의 일의성의 논제를 성취하는 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