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인식을 등불에 비유하는 것에 관한 해석 논쟁이란 실재론자들과 유식학파 사이에서 등불이 주위의 대상을 비추듯이 스스로도 비출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실재론자들은 등불은 스스로를 비출 수 없다는 입장이고, 유식학파는 등불은 스스로도 비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바꾸어 말하면, 지식이 스스로를 대상으로 인식할 경우, 실재론자들은 다른 인식수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유식학파는 스스로가 인식수단이 되기 때문에 다른 인식수단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실재론자들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실재들 사이의 연기관계를 부정하기 때문에 하나의 실재를 증인으로 다른 실재를 추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와 같은 불합리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들은 추리는 하나의 실재에 있어서능증과 소증이 내속 관계에 의해서 성립한다고 말한다. 가령 연기를 보고 불을 추리할 경우, 이미 알려진 눈앞의 피어오르는 연기의 속성을 증인으로, 아직 알려지지 않는 연기의 또 다른 속성으로서 불을 추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면에 유식학파는 외계 실재란 본질적으로 개념적 구상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연기와 불이 서로 다른 분별일지라도 변충의 종류 중에서 인과성에 의해서 추리가 가능하다. 인식의 등불 비유, 즉 지식이 인식대상일 경우 그것을 인식하는 수단에 관해서 실재론자들은 기본적으로 마나스에 의한 이해가 인식수단이 된다. 나아가 소증과 능증은 하나의 실재에 있어 불가리의 내속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유식학파는 지식이 스스로가 대상에 대한 이해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인식결과, 즉 자기인식이고, 이 자기인식은 소증과 능증이 변충의 동일성에 기반을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