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이 논문의 목적은 주륙(朱陸)의 무극태극논쟁에서 육구연의 입장을 조명하는 것이다. 이 논쟁 자체가 유의미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기존 연구자들의 논란이 있지만, 이 논문에서는 이 논쟁을 육구연 입장에서 재구성함으로써 논쟁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지금까지 이 논쟁에 대한 가장 유력한 해석은 풍우란(馮友蘭)이 제시한 일원론과 이원론의 대립이었다. 필자는 이 해석이 논쟁의 배경은 되지만, 주희가 말한 육구연의 ‘의도’를 보여주지는 못한다고 보고, 이 논쟁을 시작한 육구연의 ‘의도’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무극태극논쟁을 시작한 육구연의 ‘의도’는 둘이다. 첫째, 외(外)를 강조하는 유학 내부의 이단을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자신의 독특한 이단론에 근거하여 육구연은 주희의 도덕 이론이 바로 이단이라고 주장하고자 하였다. 둘째, 경전을 비롯한 텍스트의 위상과 수양에서의 역할에 대한 주희의 과도한 강조를 비판하고, 육구연은 경전을 비롯한 테스트가 유의미하기 위해서는 그 텍스트를 활용할 수 있는 독자의 비판적 주체가 우선 성립하여야 하며, 이 주체는 마음에 대한 주목을 통해서만 형성할 수 있다는 특징적인 관점을 제시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