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몸의 기억은 일종의 암묵적 기억으로서 삶의 과정동안 형성된 지각습관과 운동 감각, 상황과 공간 경험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신체적 상호 작용을 통해 형성된 행위구조 속에 침전되어 평생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몸의 기억은 언제나 삶의 세계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개인이 살아온 삶의 역사가 담긴 자기 정체성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의 인격의 지속성은 주체가 스스로 기술한 자기 서사에서 확인되는 것이 아니라, 암묵적으로 침전된 개인의 역사가 현재화되는 몸의 기억에서 근본적으로 확인되는 것이다. 그래서 몸의 기억은 우리가 항상 되돌아가는 전반성적인 자기 신뢰의 지점이며 자기정체성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몸의 기억에 대한 현상학적 이해는 특히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에게 세상에 대한 신뢰와 자기 자신에 대한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는 돌봄의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 또한 뇌졸중 환자의 회복 체험에 대한 해석학적 현상학적 연구들은 몸의 회복이란 삶의 환경과 엮여 있는 생활습관, 가치관, 관심 등이 통합적으로 육화된 몸의 기억을 회복하는 데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몸의 기억에 대한 현상학적 이해는 뇌졸중환자, 치매환자에서 뿐만이 아니라 몸의 회복을 목표로 하는 다양한 의료 실천현장에서 신체적 자기 정체성의 회복을 위한 돌봄의 실천 방향을 제시해준다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