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본 논문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압축적 근대화 이후의 정신질환과 심리적 고통에 대한 정신의학과 심리치료의 요구와 필요성이급증하고 있는 맥락에서, 이러한 치료들을 무반성적으로 수용하고그저 효율적으로 시행하는 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심리치료에 대한 비판적 성찰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리하여 이미 유럽에서 의사들 스스로 제기했던자기비판과 학제간에 이루어진 성찰에 주목하려는 것이다. 이러한목적을 위해 본 논문은 정신의학자 보스와 철학자 하이데거의 실제 역사적인 만남과 ‘졸리콘 세미나’에서 그들이 나눈 심도있는 대화를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본 논문의 2장에서는 우선적으로 보스와 하이데거의 만남이 성사되는 과정에서부터 실제 ‘졸리콘 세미나’에서 두 사람이 대화에임하는 방식과 태도에 주목한다. 보스와 하이데거의 첫 개인적인만남이후, 실제 ‘졸리콘 세미나’에서 서로를 배려하며 보여준 태도는 앞으로 학제간의 대화가 지향해야 할 상호성과 개방성을 엿볼수 있는 매우 중요한 직접적 계기를 제공한다. 또한 3장은 정신의학자 보스와 철학자 하이데거의 대화가 직면한 도전적 과제를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이를 위해 보스가 제기한 의학의 학문적 기초와 의술의 토대에 대한 비판적 질문이 과연 무엇인지를 명확하게밝혀보고 나서, 하이데거가 의학의 학문적 전제인 자연과학의 ‘대상성’이 지니는 의미와 ‘측정’이라는 방법론에 대해 어떻게 철학적숙고를 진전시켜나가는지를 알아본다. 나아가 4장에서는 하이데거가 의학의 학문적 ‘토대’를 밝히기 위해 학문의 ‘정확성’과 ‘엄밀성’ 을 어떻게 구분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현상학적 사유로의 전환을 어떻게 촉구하고 나서는지를 고찰한다. 그러고 나서 정신의학과 심리치료의 토대를 이루는 인간의 본질로서 하이데거가 말하는 ‘현존재’와 ‘실존함’의 의미를 밝혀본다. 이와 같이 하여 본 논문은 한편으로 ‘졸리콘 세미나’에서 의학, 특히 정신의학과 심리치료의 정초를 위한 철학적 사유의 이론적 작업을 고찰하고, 또 다른한편으로 앞으로의 심리치료와 철학의 학제간의 대화에서 진정한인간이해에 토대를 두기 위해 필요로 되는 ‘철학함’의 실천적 방식과 태도에도 주목해본다.